파편
내가 많이 한심한가보다. 겉으로는 아닌 척 응원하는 척하지만 아니라는 걸 안다. 조심스런 충고는 무언의 압박을 감추고있다. 고작 그런 말따위에도 나는 내 목을 조르고싶어지는데. 나는 그 따위 시선에도 나를 죽이고싶어지는데. 사소한 것에도 나는 나를 죽이고싶어지는데. 왜 모를까. 나는 그 좆같은 시선과 말따위에 죽움울 생각하는데.
역겹다. 나는 누군가의 선택에 어떤 말을 했던가. 나는 누군가의 선택에 어떤 시선을 보냈던가.
칼날을 내게로 돌리면 편하다. 누군가는 향하는 칼날에 익숙하지 않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겨눌 일을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는 내게 칼날을 들이밀고 몇번이고 죽이는 시늉을 할테지. 그러다 실수로 죽는다면 죽는거겠지. 내 삶이 내 죽음보다 가치있을지 모른다. 이또한 역겹다.
인정받고싶은 마음은 사라진지 오래다.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없다. 그저 나는 내가 살 수 있을 만큼만 살아있고 싶다. 죽고싶지 않을만큼의 괴로움으로 삶을 살아가고싶다. 죽고싶었던 지난 과거를 씹으며 이정도의 무시와 멸시라면 견딜 수 있다고 느낄만큼. 내가 철이 없고 어려서 그런가? 그래서 그따위 시선에 감히 죽음을 생각하는 것일까. 철든 척을해서 우습다고한다. 성장할 기회가 많다. 웃음거리가 되었나. 나는 또 한심한 사람인가. 왜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끝도없이 이 생각을 크게 넓힐 수 있을까.
잠이 든 사이 죽어버리면 편하겠다. 잡을 게 없어서 놓아도 아깝지 않다. 웃기게도 놓을 것 조차 없다. 나는 대체 왜 살아가고 있는걸까. 왜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걸까. 살아갈 이유를 찾기위해 산다는 것은 끔찍하다. 처음부터 살기위해 살아갈 이유따위를 만들 환경이 아니었는데. 끝없는 동정은 그저 나락에 있음을 증명해주기만 했는데. 대체 그 나락에서 뭘 꿈꿔야 했는지. 남들처럼 화려하게 피어나 동정으로 꽃이라도 피워냈어야 했는데. 병신이라 나는 내 삶하나 가꾸는 것도 못하고 계속해서 헛걸음만 하고있다. 어떤 환경과 저마다 가진 사연으로 피워내는 꽃들은 어찌나 찬란하고 예쁜지. 내가 겨우 피워낸 것에는 악취가 난다. 금방 시들어서는 죽어버린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뭘 하겠다고. 바랄걸 바라야지.
적당히 살다 죽어버려라. 놓을 것도 없을 때 잡고싶은 것도 없을 때 나는 새해라고 무언갈 새롭게 시작할 마음이 없다. 나같은 건 해봤자 실패뿐이다. 해보지도 않고 지랄한다하겠지. 그래 병신이라 해보지도 않고 지랄한다.
살고자했던 것을 짓밟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이치지않는가. 살고싶었는데. 내가 그렇게 병신같은 선택을 했는가? 내가 그렇게 한심한가? 내가 그렇게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인가? 나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바란 적이 없는데. 그 흔한 위로조차도 바란 적이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