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필적에

떨어지는 물방울

이제우 2020. 2. 28. 13:12

 좀처럼 설레이지 않는다. 막연하게 온 몸을 휘감던 자신감조차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유모를 감정이 목끝까지 차올라 순간의 숨을 멎게 만들던 벅참은 어디로 갔을까. 생각만해도 행복했던 그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도망간 감정을 찾으려 노력중이다.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끌어모으고 있다. 계속, 또 찾고 찾는다. 그러다보면 잊어버린 나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 감정을 찾으면 나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멈추지 말라는 말에 난 계속 쓸 줄 알았다. 간사한 기대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인정받길 원하는 줄 알았다. 결국 나는 또 똑같은 짓을 했고 실망했다. 잘못된 치부와 변명을 하며 합리화했던 과거가 부끄럽다. 부정하지 않으면 날 잊을 것 같았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거짓말. 낡아빠진 생각과 글들이 나열될 수록 나를 더 잊어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컵안의 물이 줄어들었다. 목이 말라도 마실 수 없을만큼.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