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죄를 지우기위해 얼마나 회개해야 합니까.
얼마나 많은 밤을 지세우고 괴로워야 합니까. 시작도 전에 겁을 먹었던 과거의 저를 죽이고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마음속에 진 응어리를 풀고 다시 살아나고 싶습니다. 짧은 이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져서 하루하루가 괴롭습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눈을 감고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눈을 감고 다시 뜰 때 이곳에 제가 없었으면 합니다. 눈뜨고 생활하는 이 공간에서 제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얼마나 더 큰 죄를 지을려는 걸까요. 섣부르게 저는 또 죄를 지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져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는 뭘까요. 세상의 전부일 줄 알았던 저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자꾸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데 그래서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음에 이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줄까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 시간들을 저를 위해 기다려 줄까요. 늙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왜 시간이 이토록 짧게 느껴질까요. 그래서그런지 저는 이별이 너무 무섭습니다. 그래서 더 죄를 짓습니다. 헤어지면 과거의 아픔이 다시 살아나서 다시 살아나고 또 살아나서 밤이 너무 괴롭습니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제가 작아지는 것 같아서 너무 힘듭니다.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사랑하는 사람만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립고 그립습니다. 사소한 것들이 너무 소중해서 부서질까봐 늘 두 손으로 받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제 가족을 부정할까요. 저도 바뀌고 싶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그리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픔에 먼저 도망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감정을 이미 알아버려서 그게 어렵습니다. 과거에 이미 저는 너무 두려웠고 아팠습니다. 제가 아무리 커도,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과거의 아픔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무리 더 사랑해도 과거의 아픔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똑같이 아프고 그리워합니다. 벌을 받는 걸까요. 제 선택인데 저는 왜 아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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