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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다 소멸하고 다시 명멸하고 소멸하고

 오랜 시간 너를 잊기위해 애썼다. 오로지 잊기위함으로.

 

이제 너를 잊어간다. 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나를 괴롭게 했던 네 뒷모습도 기억나지 않는다. 네 걸음걸이도, 내게는 한 번도 보여준적 없던 네 웃음도. 나를 떨어트렸던 미운 그 눈조차도. 아무리 기억해내려해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째서 이 끝에서조차 나는 자유롭지 못할까. 잊혀진다고 안아픈게 아닌데. 잊혀져서 아프다는 걸 알았다. 그저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을 때가 되면 너를 생각해도 아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동안의 시간들 때문에 너는 존재마저도 너무 아파져서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남은 미련으로 나를 끌어내린다. 나는 뭘 기대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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